한 도시에 머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지만, 최근 하이엔드 여행자들의 일정표는 점점 더 길고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여러 도시, 심지어 국경을 넘나들며 여행의 반경을 넓히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죠.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들 역시 발 빠르게 새로운 판을 짜고 있는데요.
머무름에서 연결로, 여행의 반경을 극대화하는 '시티 맥싱'
Virtuoso는 2026년 가장 주목해야 할 여행 키워드로 '시티 맥싱(City-maxxing)'을 꼽았습니다. 이는 여행자들이 짧은 도시 여행 대신 여러 목적지를 길게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일정으로 엮어내는 트렌드를 뜻해요.
과거에는 특정 도시 하나를 정해 깊게 즐기고 돌아오는 방식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체 일정을 여유롭게 잡고 여러 지역을 매끄러운 하나의 코스로 설계하는 데 집중하는 추세예요. 어디를 가느냐만큼, 지역과 지역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여행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죠.
호텔 밖으로 확장된 럭셔리 브랜드 경험
호텔도 마찬가지에요. 예전의 호텔 선택은 목적지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리에서는 어느 호텔에 묵을지, 다음 도시인 런던에서는 어디를 선택할지를 각각 고민하는 식이었죠.
그런데 여러 목적지를 하나의 여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호텔을 고르는 기준도 조금 달라집니다. 숙박 하나하나보다 각 도시에서의 경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다음 목적지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지니까요.
호텔 브랜드 역시 이 지점을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호텔들을 연결해 여행 루트를 제안하고, 호텔 밖에서 경험할 문화와 미식, 이동까지 하나의 일정 안에 엮기 시작했어요.
같은 브랜드의 호텔들을 연결해 추천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텔들이 개별적인 추천 단계를 넘어, 정식 '여행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어요. 더 많은 지역을 완벽한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묶어내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새롭게 등장하거나 더욱 확장된 글로벌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그 흐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답니다.
최상급 호텔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다중 목적지 여정
1. 로즈우드 (Rosewood) - Guided by Rosewood
로즈우드는 2026년 'Guided by Rosewood'라는 글로벌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는 여러 지역에 자리한 로즈우드 프로퍼티를 하나의 매끄러운 여행으로 연결하는 기획이에요. 오스트리아와 바이에른 지역을 시작으로 멕시코, 동남아시아까지 확장하며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탐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따라 여러 목적지를 유기적으로 여행하는 방식을 정식 시리즈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2. 럭셔리 컬렉션 (The Luxury Collection) - Expeditions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컬렉션은 2026년 8월 'Expeditions'를 공식 론칭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에 제안해 오던 여행 일정을 한층 더 확대한 것이 특징입니다.
도시 간 이동 수단은 물론, 현지 전문가가 동행하는 깊이 있는 문화 체험까지 더해 여행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완성해 줍니다. 개별 호텔의 울타리를 넘어 여행의 모든 순간을 럭셔리 컬렉션의 기준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3. 포시즌스 (Four Seasons) - 확장된 여행 프로그램
포시즌스는 이전부터 다중 목적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나, 2026년에 들어서며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멕시코와 스페인 등 여러 지역에서 서로 다른 포시즌스 호텔들을 하나의 일정으로 묶어, 투숙객이 여러 목적지에 걸쳐 일관성 있는 하이엔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듬고 있죠.
브랜드 충성도인가, 선택의 축소인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서비스를 여러 도시에서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예측 가능한 수준의 퀄리티와 안락함이 보장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밀도 높은 여정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더 깊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 반대로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만 여정을 이어나가는 방식이 여행자의 선택 폭을 좁힌다고 느껴질지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볼 만합니다. 호텔과 여행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지금, 이 흥미로운 변화의 흐름을 함께 주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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