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레쿨라니가 '천국 같은 집' 이 된 이유

140년을 이어온 '천국 같은 집'의 시작
Oct 14, 2025
할레쿨라니가 '천국 같은 집' 이 된 이유

와이키키 해변에서 시작된 140년 전통

와이키키 해변가 한편, 지금의 할레쿨라니 본관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 1883년, 이곳에는 2층짜리 주택 한 채가 세워졌습니다. 이 집은 훗날 '천국 같은 집'이라는 의미의 할레쿨라니(Halekulani)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140년이 지난 지금은 하와이를 대표하는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현재 할레쿨라니는 일본 오키나와에도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와이키키의 할레쿨라니 온 더 비치 앳 와이키키가 브랜드의 시작이자 첫 번째 리조트입니다.


1800년대 와이키키, 농업 지역에서 휴양지로

어업과 농업의 땅이었던 와이키키

할레쿨라니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1800년대 와이키키의 모습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와이키키지만, 1800년대 이전만 해도 이곳은 전혀 다른 풍경이었습니다.

와이키키는 어업용 연못과 울창한 코코넛 숲이 있는 농업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리조트가 아니라, 하와이 원주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1800년대, 주거 지역으로의 변화

그러나 1800년대에 들어서면서 와이키키는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와이 왕족들이 이곳에 개인 휴양지를 세우면서, 와이키키는 점차 주거 지역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 변화의 시기에, 사업가 로버트 루어스(Robert Lewers)가 와이키키 해변에 주택을 짓게 됩니다.


1883년, 로버트 루어스와 어부들의 쉼터

2층 주택의 건립

1883년, 로버트 루어스는 와이키키 해변에 2층짜리 주택을 지었습니다. 이 위치가 바로 현재 할레쿨라니 본관이 서 있는 자리입니다.

로버트 루어스는 이 집을 단순히 개인 주거지로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낚시를 하러 온 어부들을 환대했고, 해변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 아래에 어부들이 카누를 정박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어부들이 선물한 이름, 할레쿨라니

매일 바다에서 고된 노동을 하던 어부들에게, 로버트 루어스의 배려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낚시를 마치고 돌아온 어부들은 이 집 앞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었고, 카누를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었습니다.

어부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이 집에 특별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바로 하와이어로 '천국 같은 집(House Befitting Heaven)'을 뜻하는 '할레쿨라니(Halekulani)'였습니다. 이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단순히 집이 아름답거나 풍광이 좋아서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로버트 루어스가 보여준 진정한 환대와 배려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았을까요?


개인 주택에서 명품 리조트로의 140년 여정

주거용 호텔로의 전환

1907년, 로버트 루어스 소유의 이 집은 주거용 호텔로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해변가 주택과 방갈로 5채로 구성된 소박한 규모였지만,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할레쿨라니'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킴볼 부부와 할레쿨라니의 탄생

1917년, 줄리엣과 클리포드 킴볼 부부가 이 호텔을 매입했습니다. 그들은 호텔을 확장하고 휴가객을 위한 세련된 리조트로 탈바꿈시키면서, 지역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불러왔던 '할레쿨라니'라는 이름을 공식 호텔 이름으로 채택했습니다.

1930년대에는 원래의 집을 시원한 무역풍을 받을 수 있는 높은 팔각지붕을 갖춘 플랜테이션 맨션 스타일의 본관으로 교체했습니다.

현대의 할레쿨라니

1962년 킴볼 부부가 세상을 떠난 후 호텔은 매각되었고, 약 20년 후 현재의 할레쿨라니 코퍼레이션에 인수되었습니다. 호텔은 폐쇄 후 재건축되어 현재의 453개 객실 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해외 지점 오픈을 통한 확장

2019년, 할레쿨라니는 그 전통과 명성을 이어 일본 오키나와로 확장했습니다. 하와이의 본점에서 이어진 전통적인 서비스 철학과 오키나와의 풍부한 자연, 문화적 매력이 완벽히 조화된 공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쓰러졌지만 다시 살아난 나무

할레쿨라니가 어떤 곳이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사. 현재 할레쿨라니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는 한 나무의 이야기를 함께 소개할게요.

1887년, 할레쿨라니 정원에 키아웨 나무 한 그루가 심어졌습니다. 이 나무는 129년 동안 할레쿨라니와 함께 자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했지만, 2016년 8월 21일 새벽, 이 나무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큰 나무가 쓰러졌을 때, 대부분의 호텔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도 나무를 바로치우고, 그 자리에 새로운 조경을 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할레쿨라니는 달랐습니다.

나무를 치우는 대신, 전문가를 불러 살릴 방법을 찾았습니다. 노출된 뿌리를 젖은 삼베로 보호하고, 나무를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29년을 함께한 생명을, 그리고 그 나무가 품고 있는 할레쿨라니의 역사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몇 주가 지나자 누워있는 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 키아웨 나무는 할레쿨라니 정원에 누워있는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 옆에서는 매일 밤 하와이 음악과 훌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답니다.


140년 동안 지켜온 환대와 치유의 정신

바다와 나무 아래에서 쉬어가던 1883년의 어부들처럼, 오늘날 할레쿨라니를 찾는 여행객들도 따뜻한 환대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쓰러졌지만 다시 살아난 키아웨 나무처럼, 이곳을 찾는 이들은 치유와 재생의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와이키키를 방문한다면, 할레쿨라니 앞을 지나면서 잠시 멈춰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40년 전 이곳에서 시작된 환대의 전통을, 그 작은 친절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유산을, 그리고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선 나무가 보여주는 치유의 메시지를 떠올려보세요.


이미지 출처: 할레쿨라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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