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이 있는 마을에서 자란 한 태국 소년의 이름은 '솜삭'.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숙제를 하고, 철로 옆 엄마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온갖 기차 관련 물건을 수집할 정도로 기차를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결국 그는 커서 기관사가 되어 태국과 동남아시아 곳곳을 여행했고, 은퇴 후에는 태국의 자연 휴양지 '카오야이'에 최초의 기차역을 세우고 역장이 되었습니다.
그런 솜삭이 여행한 도시와 기차가 컨셉에 녹아있는 리조트,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사실 이 이야기는 천재 건축가 빌 벤슬리가 지어낸 가상의 인물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이 허구의 이야기 뒤에는 진짜 기차를 향한 진짜 사랑과 환경을 생각하는 진심이 담겨 있어요.
기차를 사랑한 건축가, 빌 벤슬리의 꿈
대학 시절부터 기차를 사랑했던 빌 벤슬리는 언젠가 업사이클링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운명적인 순간이 찾아왔던 거예요. 방콕에서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지나던 어느 날, 오래된 철도 차량기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녹슬어가는 버려진 기차들이 가득한 그곳을 보며 빌 벤슬리는 생각했습니다. '저것들이 그냥 썩어가고 있네. 저걸로 뭔가 해야 하는데.'
그 이후 빌 벤슬리는 태국 전역을 돌며 오래된 철도 차량을 수집했고, 그렇게 모아진 열차를 포함해 지금의 리조트가 만들어졌답니다.
솜삭의 이야기가 태어나다
그렇지만 실제 기차로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뛰어난 스토리텔러 빌 벤슬리의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빌 벤슬리는 이 리조트에 영혼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완전한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서두에 잠시 언급한, 기관사 솜삭의 이야기였죠.
솜삭은 기차역이 있는 인근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기관차에 완전히 매료되어 관련 물건들을 수집했고,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부모님의 1950년대 스타일 기차 테마 식당에서 숙제를 하며 기차를 꿈꿨고, 결국 커서 태국 철도청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태국 전역을 여행한 뒤 세계 곳곳의 상징적인 기차 여행을 경험했습니다. 각각의 여행이 리조트의 서로 다른 기차 객차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은퇴 후 그는 카오야이에 최초의 기차역을 세우고 역장이 되었죠.
이 이야기는 허구지만, 리조트 곳곳에서 솜삭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솜삭의 어머니 이름을 딴 '솜잉' 레스토랑, 그가 일했던 1950년대 식당을 재현한 공간, 그리고 그가 여행했던 도시 이름이 붙은 기차 객차들까지.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 리조트에서는 누구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존재라고 느껴져요.
5만 그루 나무 사이의 기차역
방콕에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카오야이는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야생 코끼리와 호랑이, 열대 야생화가 자라는 곳이죠.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는 5만 그루의 나무와 7개의 호수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리조트에 들어서면 기차역 매표소처럼 꾸며진 리셉션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역장의 종소리가 울리고, 빈티지 여행 가방과 기차 부품, 역사적인 사진들로 가득한 공간을 지나면 비로소 솜삭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거예요.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스완 레이크(백조 호수)가 나타나고, 그 너머로 업사이클링된 기차 객차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은 기차 스위트룸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의 객실들은 64개 모두 기차 컨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기차들을 업사이클링한 객실들은 그중 단 19개예요. 이 19개에 해당하는 룸을 원한다면 룸 이름에 ‘헤리티지 레일카'가 붙은 곳을 찾아보시면 된답니다.
객차마다 고유한 컬러 팔레트와 빌 벤슬리의 맞춤 아트워크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우아한 패널링과 풍경 벽지와 다양한 소품과 장치 기차 여행의 황금기를 재현하죠.
기차 안에서 즐기는 식도락 여행
업사이클링된 기차 컨셉은 레스토랑에서도 이어집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차 객차 안에 앉아 있으면 정말로 기차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솜잉 레스토랑은 솜삭의 어머니 이름을 딴 곳으로, 1950년대 스타일 식당의 레트로 감성과 빌 벤슬리 특유의 블루 톤이 조화를 이룹니다.
포아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영감받은 프렌치 비스트로예요. 플러시한 다크 컬러 실내장식과 천장의 금빛 액센트, 극적인 조명이 일등석 식당차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합니다.
티 캐리지는 복원된 기차 객차 안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 공간입니다. 스완 레이크를 바라보며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태국산 커피와 차를 즐기는 경험은 이 리조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예요.
태국 힐링 여행지로 추천
리조트 자체가 주는 이색 스테이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도 좋은 곳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식물원, 폭포, 스완 레이크, 야외 수영장 등 자연 채광과 현지 동식물로 가득한 공간들은 고요함과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투숙객들은 트레킹과 야생동물 투어, 자전거 타기, 수영, 와이너리 방문,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답니다.
기차 여행의 낭만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솜삭의 이야기가 만나 탄생한 이색적인 리조트. 방콕에서 2시간 30분, 자연 속 기차역으로 향해보세요.
이미지 출처: 인터컨티넨탈 카오야이 리조트, IHG 호텔 제공